유머와 해학, 긴장감과 흡입력
오싹하고 뭉클한 ‘서프라이즈’ 기담 퍼레이드
인류 보편적인 ‘유머와 해학’, ‘인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도깨비 설화에 가까운 기담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의뢰인이 탐정에게 사건을 상담한 이후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소설의 기본 구도를 취하고 있어, 흡입력과 호기심으로 독자를 매혹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자칭 기담 수집가, 에비스 하지메는 사실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신 중 가장 친숙한 존재이다. 그는 술과 담배, 신기한 이야기를 즐기며,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간적인 신들과 똑같이 조수 히사카의 말에 별안간 화를 내는가 하면 이내 마음을 풀고 그와 의뢰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반면 그의 조수 히사카는 마치 ‘셜록 홈스’를 방불케 하는 이성적 추리력으로 의뢰인의 기담을 과학적이고 논리적 설명으로 간단하게 해석하는 탐정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반되는 두 캐릭터는 작품을 순조롭게 이끌면서 위트와 풍자, 추리적 재미를 선사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일곱 개의 이야기는 각각 나름대로 메타포를 머금고 있는데, 예컨대 「자기 그림자에 찔린 남자」는 ‘본래의 자아와 사회적 페르소나의 대립’에 관한 심리학적 주제를 건드린다. 자아를 억제하고 사회가 바라는 도덕적 이상형인 페르소나에 억눌린 인간이 스스로 그림자, 즉 ‘섀도’를 만들어내어 자신을 죽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일상적 삶에서 탈출을 꿈꾸는 인간의 욕망(「겨울장미의 비밀」), 환생과 롤리타콤플렉스(「거울 속에 사는 소녀」), 유산을 둘러싼 살인사건(「마술사의 슬픈 예언」) 등등 꼭지별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호한 경계를 아슬하게 넘나들면서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일곱 개의 이야기가 전부 완벽하게 들어맞으며 독자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