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불교사에 대한 불교철학자의 인문학적 통찰. 한국 근대 불교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경향과 내용은 불교계의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과 행적으로 칭송하는 데 편향되어 있다. 이는 불교학계의 이론적 쟁점에 철학적 접근을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불교계의 민족의식 및 반일정서와 관련된 정치사회적 사건에만 주목하는 시선 역시 근대 불교 연구의 문제점이다. 이 같은 조류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국 근대 불교를 살핀 『한국 근대 불교의 타자들』은 다채로운 문헌과 자료를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근대 불교에 접근하고 있다.
주류가 아닌 그런 ‘타자들’ 중에서도 분명히 근대 불교계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들이 있었다. 이 책은 그들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삼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대처승과 사판승, 비구니 등을 비롯해 그 밖에 불교계의 주변인물들까지 망라하였다. 이들은 광복을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와 1960년대까지 사찰이나 선원禪院의 운영에 지속적이고 심도 있게 참여했던 속인俗人으로, 이른바 외호로 통칭되면서 화주, 부목, 공양주 등의 소임을 맡았던 인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