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에 프랑스와 미국, 서독, 일본과 같은 세계 여러 곳에서 ‘새로운 니체’가 등장하고 있다. 이 ‘새로운 니체’는 누구보다도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저작에서 가장 차원 높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다. 데리다의 저작에서 니체의 텍스트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글쓰기와 문자적 의사 전달로 간주된다. 데리다에 따르면 이 새로운 종류의 글쓰기와 문자적 의사 전달에서는 서양 철학의 가장 오랜 주제들 가운데 하나, 다시 말해 형이상학 비판 또는 철학의 자기비판이라는 주제가 유례없이 첨예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데리다의 이러한 니체 해석은 하이데거의 니체 해석과 정면으로 대립한다. 왜냐하면 하이데거는 니체 철학을 단연코 서양 형이상학의 정점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데리다가 볼 때 하이데거의 니체 독법은 체계와 통일을 지향하는 해석학적 사유의 전형이다. 그리고 이러한 해석학은 여전히 형이상학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니체 텍스트의 다양한 측면을 올바로 파악할 수 없다.
니체는 데리다가 자신의 독특한 사유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철학자이며 그의 저작에 등장하는 가장 탁월한 저술가 중 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쓰는 일을 나는 데리다 텍스트의 몇 가지 특징적인 모티프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로 삼기로 했다. 이 책의 제목으로 두 사람 사이의 대화를 암시하는 형태를 택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의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