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사진 작가 빌리 푸흐너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에 접근하기 위하여 일기라는 형식을 택했다. 그래서 이 책은 자연에 대한 그의 개인적인 기록이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을 관찰한 그는 바다를 보면서 하나를 생각하고 동물을 그리면서 둘을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자연의 흔적들을 찾아나섰다. 그리고 자연은 과거도 있고 현재, 미래도 있는‘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도 알게 된다.
자연은 빌리 푸흐너가 생각했던 연못과 비슷하다. 그 연못은 빗물 이외에는 아무런 물도 유입되지 않는, 물 밑에는 한가롭게 먹이를 찾아다니는 물고기도 있고, 물 위에는 소금쟁이가 산책하는 그야말로 평온한 낙원이다. 그러나 개구리가 한 마리가 뛰어오르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그 낙원은 한 미물로 인해 너무나 쉽게 파괴된다는 것. 이런 것이 자연임을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
자연은 우리 눈앞에 펼쳐진 철학 책이다. 하지만 이 자연은 책을 판독하고 읽을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것은 이 책이 우리의 알파벳과는 전혀 다른 문자로, 삼각형과 사각형으로, 원과 구로, 원추와 피라미드 형태로 작성되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포르투니오 리체티에게 슨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편지, 1640)
는 2001 오스트리아 빈 청소년도서상과 2002년 오스트리아 청소년도서상 수상작이다. 초록색 책에 담긴 자연, 그 세계는 거대한 것이었다. 보기 드문 아름다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