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적-시간론적 해명,
새로운 접근방식 통한 견성의 인식론적 구조와 존재론적 경지의 해명
불교에서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을 강조한다. 견성은 성불의 방도와 성불의 상태를 함께 의미한다. 견성의 인식론적 구조와 존재론적 경지를 규명함에 있어서는 선사들의 설명이나 경전의 내용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이 요구되기도 한다. 근래의 서양 현대철학의 관심, 특히 현상학의 관심이 시간에 있어 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현상학적-시간론적인 규명을 그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삼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은 현상학적-시간론적 해명이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통해 견성의 인식론적 구조와 존재론적 경지를 해명하는 일을 주제로 삼고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서양 현상학의 시간론을 빌려 논의를 전개한다는 점이다. 이는 바로 시간론을 배제한 채 불교의 견성을 해명한 기존의 연구들과 대비된다. 이 책은 동서 비교철학에 해당한다. 동양불교와 서양철학을 비교하는 작업은 국내에서 많지 않지만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이 책은 불교와 현상학을 병렬적으로 비교하려고 하지도 않고, 또한 동양불교를 통해 서양철학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런 작업은 기존의 비교철학의 주된 연구방식이다. 서양철학을 전공한 저자는 서양철학을 통한 동양불교의 이해가 일반인에게 더욱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서양철학을 통해 동양불교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이 동양불교를 통해 서양철학의 이해를 시도한 기존의 비교철학과 대비되는 두 번째 특징이다. 이 책은 동양불교와 서양철학 사이의 여전한 괴리를 좁혀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