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통사』의 저자 조동일 교수가 동서고금의 명시(韓 · 漢 · 日 · 英 · 佛 · 中 · 獨의 7개 언어)를 엮어 빼어나게 해석한 연작 시집이 출간된다. 엮은이는 국문학과 세계문학 탐구로 얻은 식견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시들을 한 단계 깊이 통찰하여 연주한다. 그는 세계의 시들을 한자리에 모아, 원문을 번역하고, 시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작자, 시대 등의 지식에 의존하기보다는 작품 자체로서 이해하려 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세계의 명시들을 한자리에서 주제별로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린다.
『서정시』 2권은 『이별의 노래』이자 우리 삶의 거울과도 같다.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애인, 벗, 부모, 자식, 부부, 전사자... 사랑의 대상에 따라 이별의 모습도 달라진다. 이별의 처지와 상황은 다르지만 그 슬픔을 가누기란 어느 때나 어렵다. 독자들은 시를 읽으면서 ‘아, 나도 그랬지’ 하면서 시인의 노래를 되뇌일 지도 모른다. 또는 지금 막 이별을 겪어 그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이 시집을 넘길 수도 있다.
이별을 겪고 난 후 우리는 어떤 감정들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별은 관계의 소멸이지만, 다시 보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별을 통해서 자아는 타아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내면과 대면하게 된다. 이에 엮은이는 17, 18, 19장에서 이별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해 들려준다. 타고르의 「바치는 노래」와 한용운의 「이별은 미(美)의 창조」는 제시하여 이별의 고통으로 시인의 가슴 속에서 오히려 한 차원 높은 아름다움이 생겨남을 보여준다. 그는 이별 노래 가운데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이별의 진실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품 전체가 비유이고, 묘사이고, 논리를 넘어선 논리라는 것이다. 그의 해제는 또 하나의 빼어난 시처럼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