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계에서 최초로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에 주목하여 대중을 계몽시킨 책이라 평가받는 야나부 아키라의 책이 번역되었다. 18세기말에서 20세기 초 서양의 문물과 사상이 일본에 소개될 때 일본어속에는 새로운 개념을 담을 적절한 말이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현재는 '사회'로 번역되는 'Society' 가 대표적인 예. 이에 일본 근대 사상가와 문필가들은 자신이 이해한 서양 사상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단어를 새로이 만들어냈다.
저자는 이 과정을 추적하면서 '사회, 개인, 근대..' 등 학문과 사상의 기본 용어들이 일본 근대화 속에서 어떠한 지적 고민을 거쳐 만들어 졌으며, 그 결과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이끌었는가를 살펴본다. 우리가 보통 '한국어'로 여기고 사용하는 말 중 많은 부분이 실제로 일본 근대기에 만들어진 '번역어'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기에, 이 책은 단지 '남의 나라 사정'이나 타자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본문에는 한국어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일본 근대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통해 그 연장선 상에 있는 한국 번역어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