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모노파’를 창시한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에세이집. 작가는 『시간의 여울』에서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화가로서의 생활, 가족과의 소소한 일상부터 현대 예술 사상까지 자기의 삶을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꺼내놓고 있다. 쉽고 단정한 문체로 섬세하게 묘사한 평범한 일상, 그리고 거기에서 이어가는 성찰과 명상은 독자들을 이우환의 문학적 감수성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작가는 평범한 우리 밥상에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고, 낡은 구두에서 묵직한 시간의 자취를 본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버릴 돌멩이 한 개조차 그에게는 가장 오랜 자연을 인식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우환의 예술은 ‘세계 내 존재’의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한 자연과 그 대상화로서의 인위적인 것을 조응하는 하나의 세계를 만듦으로써 그것을 초월하고자 하는 작가관을 드러낸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인위적인 손길을 최대한 자제함으로써 여백의 세계를 존중한다. 그의 글 역시 군더더기가 없이 짧고 강렬하다. 그러나 극도로 절제된 문장 속에 담긴 통찰력과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삶에 대한 생동감은 우리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