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모를 쓴 전학생의 정체는?
방한모는 추위를 막기 위해 얼굴 전체에 뒤집어쓰는 모자예요. 이걸 쓰면 눈과 입을 제외하고는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에 우리 반에 전학 온 토미라는 아이가 늘 방한모를 쓰고 다니지 뭐예요. 토미는 우리랑 이야기할 때나 수업을 받을 때는 물론, 공을 차거나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도 절대로 방한모를 벗지 않아요.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쓰고 있다니까요! 토미가 왜 방한모를 쓰고 다니는지, 방한모 속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도대체 토미한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방한모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아이라니,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수상한 아이가 전학 왔다!』는 기발한 소재와 빠른 전개, 탄탄한 구성과 개성 있는 인물 묘사로 독자를 매혹시키는 유쾌한 동화입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수상한 전학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아이들은 갖은 방법을 동원합니다. 집까지 따라가기도 하고, 저마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나름의 이유를 적어 보기도 하고, 유도 심문도 해 봅니다. 그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고 특유의 유머를 지니고 있어 아주 재미있게 읽힙니다. 마지막에는 기막힌 반전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흡입력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동화는 훌륭한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각자 개성이 넘치면서도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을 것처럼 친근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데, 그 별명이 또 얼마나 재치 있고 기발한지 모릅니다. 선생님에게 붙인 별명도 코믹하기 짝이 없습니다. 각 인물의 개성을 잘 표현한 정진희 화가의 그림이 유쾌함을 더하여 읽는 내내 즐겁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 책을 쓴 제니 롭슨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저명한 아동문학상을 네 번이나 받은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오랫동안 ‘차별’이라는 화두를 품어 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면 좋겠습니다. ‘방한모를 썼다’는 것은 평범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아이는 차별을 받거나 약자가 되기 쉽습니다. 이야기는 유쾌하지만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동화입니다. 이 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방한모를 쓴’ 낯선 아이를 결국 ‘우리’ 속으로 받아들입니다. 오히려 방한모를 썼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할 때 기꺼이 나서서 도와주고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누군가의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 무엇이 옳은지 깨닫고 약자를 배려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따뜻한 선의와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동화는 서로 다른 이들이 모여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 줍니다. 특히 다문화 사회를 앞둔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