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는 언제나 우리를 앞으로 나가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어느 인문학자의 파리 산책기
이 책에는 저자가 낯섦과 익숙함 사이의 정신 상태에서 5,000개가 넘는 파리의 중심부와 변두리의 거리들을 다 걸어보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며 쓴 글들이 실려 있다. 저자는 유럽 근대성의 수도 ‘파리’를 온몸으로 껴안으며 도시 공간에 숨겨져 있는 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삶의 환희와 비애의 흔적들을 찾아 나선다. 이 책을 통해 이제 우리도 파리에 대한 감각적이고 피상적인 수준의 이해를 넘어서 18세기 이후 계몽사상과 프랑스 혁명, 인권사상과 민주주의, 문화예술과 독창적인 인문사회과학의 전개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유럽 ‘근대성의 수도’가 된 파리를 바라본다. 즉, 이 책은 도시 공간을 매개로 찾아 나선 유럽의 정신사이며, 이같은 역사가 어떻게 도시의 형성에 관여하는지에 대한 보고이다. 그리고 파리의 모습은 오늘날 어쩔 수 없이 도시에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을 위한 도시공간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청계천 복원에 이어 광화문 광장이 조성되고 서울시 청사, 반포 브리지파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세운 녹지축, 용산 국제업무 지구, 마곡동 워터프론트 등을 비롯하여 서울을 ‘아시아의 서울’로 만들기 위한 거대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파리를 걸으며 파리라는 도시의 고유한 분위기와 도시미학을 탐구한 이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지만 다른 한편 정도 600년이 넘은 서울의 모습을 새롭게 비추어 보는 거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도시 걷기의 인문학’을 부제로 하는 이 책은 표면적인 도시 디자인을 넘어서 안으로부터 풍겨지는 품격 있는 도시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도시에 인문학적 숨결을 불어넣어 일상 속에서도 일상을 넘어서게 하는 분위기 있는 문화도시 만들기에 대한 풍부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