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랑했지만 잊어가는 건 각자의 몫이라고 어느 소설 속 여주인공이 말했다. 어떤 이는 잊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고 어떤 이는 잊으려고 애쓸 테지만 잊는다는 건, 지운다는 건 모두에게 슬프고 괴로운 일임에 분명할 것이다.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 강해윤은 사랑하는 윤은사를 빨리 잊기 위해 애쓰고 그녀를 잊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반면에 여자 주인공 윤은사는 강해윤을 추억하며 그를 천천히 잊으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그것 역시 힘들고 괴롭다.
드라마틱한 배신과 변심은 그야말로 드라마나 소설 속 이야기일 뿐 현실에서의 이별은 대체로 아름답지 못하고 구질구질하다. 돈 때문에, 미래가 불안정해서, 감정이 식어서, 싫증나서 우리는 헤어지고 서로를 지워간다. 안타깝긴 하지만 별로 마음 아프진 않다.
은 아름답게 사랑하고 마음 아프게 헤어지는, 그래서 그 시간들을 잊지 못하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런 시간의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는 이야기이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했는가’라고 묻는다면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이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겠지만 분명히 아름다웠던 적이 있었을 거라고. 강해윤과 윤은사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그걸 알 수 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