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에리히 프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되었다.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두 개의 열쇠로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이론을 철저히 분석했던 프롬은 이 둘의 견해를 뛰어넘는 탁견을 보였으며, 그의 저작은 오늘날까지도 정신분석 · 사회 심리학 · 교육학 · 사회복지 · 종교 · 정치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이에 독일의 저명한 학자와 저자들이 프롬의 영향이 미친 교육학, 심리학, 종교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롬의 사상이 현대에 갖는 의미를 분석 · 재조명하였다.
이 책에서는 각 주제별로 프롬 사상의 현대성을 분석하고 있으나, 그 가운데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오래 전에 분석해 놓았지만, 어느 시대보다도 더 중요성이 커진 '마케팅 지향성'이란 성격구조이다. 이 마케팅 지향성이란 개념은 시대적 현상을 잘 반영해 주는 상징이다. 타협주의, 유연성, 이동성, 성취욕, 개별화, 이기주의, 감상주의 등은 마케팅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마케팅 지향성'은 오늘날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구조적 원리이지만, 한편으로는 현대사회의 치유하기 힘든 병폐이자 덫이 되어버렸다. 이런 현실에서 현대인들은 프롬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여러 분야의 목소리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내용이 깊이가 없다거나 피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에리히 프롬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그의 사상에 쉽게 접근하면서 핵심적인 내용은 모두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