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황해도 출생, 항일 독립운동가로 이후 독일로 망명하여 독일 대학에서 의학, 동물학, 철학, 생물학을 공부하고 이학박사 학위까지 받았으나,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 등을 가르치며 독일어로 작품을 썼던 독일문학가 이미륵. 이국땅 독일에서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았고, ‘독일 최초의 한국 문화 대사’라는 별명을 가진 동양인 작가. 그러나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돌아갈 곳도, 더 이상 갈 곳도 없이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 그는 광복 이후에도 고국의 흙을 만져 보지 못하고, 6ㆍ25가 발발하기 석 달 전 위암으로 타계하여 결국 독일에 영원한 안식처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그가 죽은 지 10여 년 만에 그의 작품이 한국어로 처음 번역되면서 드디어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를 사랑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으로 독일에 살면서, 독일문학사의 한 면을 장식하였다. 그의 작품은 독일어로 쓰였기에 독일문학에 속하지만, 작품 속에는 이국의 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는 한국의 혼이 살아 있다. 193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심혈을 기울여 쓴 『압록강은 흐른다』는 그러한 그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정수로 손꼽히는 자전소설로, 출간 후 독일 문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이미 몇몇 국내 출판사에서 발간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독문학 박사이며 시인이자 동화 작가인 이옥용 씨가 좀 더 원문에 충실한 번역을 하여 작품의 느낌과 의미를 고스란히 되살려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