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여름, 사라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왜 나만 이렇게 사는 게 힘들지...' 혼자 생각해 본다. 언제면 이 혼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엄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빠는 먼 곳에서 사라와 가족들의 생활비를 보내주시지만, 고모의 집에서 매일 똑같은, 지겨운 삶에 사라는 고달프다. 언제나 좁은 공간, 그것도 자신만의 공간도 아니고, 아픈 동생 찰리까지 있으니 마음속으로 끓어오르는 그 무엇을 어떻게 다스리란 말인가. 항상 돌봐줘야 하는 찰리. 열 살. 멈춰 버린 시간에 살고 있는 찰리가 어느 날 호수의 고니들을 보러 갔다 온 후, 사라졌다. 찰리가 사라지고 말았다.
찰리를 찾아다니며 하루 동안 사라는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미워하던 아빠, 오해하고 있었던 친구의 진실 그리고 찰리, 그렇게 자신의 삶에서 항상 불안한 존재로 여겨졌던 동생 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된다. 삶이란 계단과 같은 것. 높낮이가 다른, 길게 펼쳐져 있는 것. 사라는 지금 막 그늘에서 나와 높은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작지만 오르기 힘든 계단 위에 서 있는 찰리의 모습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눈부신 하얀 계단 위에 서 있는 것도 보았다. 무엇보다도 그 어느때보다 분명하게, 선명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