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일보〉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두안 시인의 첫 시집. ‘시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김두안의 시가 담지하고 있는 서정에는 포구에 짙게 밴 소금 냄새처럼, 한 번 호흡하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함이 배어 있다.
노동자의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아직 탄력 있는 슬픔”(「탄력 있는 슬픔」)을 간직한 검은 새끼 고래가 어두운 눈을 한 채 경매에서 낙찰되는 순간이 그려진다. 이처럼 간결한 묘사가 그리는 감정선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다. 김두안의 서정은 ‘간결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품을 만큼 강력한 힘이 있다.
과장된 기교나 수사를 일체 배제한 간명한 시어를 정묘하게 배치하여 다른 무엇보다 언어 자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매우 순도 높은 시집이다. 덕분에 시어가 지향하는 주제들은 ‘날것’에 가까울 정도로 생생하게 그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놀라울 정도로 진실하게 그려진 삶의 자취 속에서 숙연함과 잔잔한 감동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