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대환은 무미건조한 개인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기록자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일상이 뭔가 이야기가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사건의 연속인 것은 아니다.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공허하기만 한, 그래서 ‘지독하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상. 그리하여 어느 날 붙박이장 안에 알몸의 여인이 살게 되어도 그녀와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 외에 특별할 것이 없고(「붙박이장」), 느닷없이 펭귄이 출몰하여도 삶이 크게 흔들일 것 없는(「샤워하다 뒤돌아보면」) 것이다. 문학평론가 강동호가 “ 『바다 위의 주유소』는 사건 없음의 사태가하나의 사건적 층위로 격상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의 일상성만이 성운처럼 그득히 미만해 있는 소설 공간을 열어놓는다”라고 이번 소설집의 해설을 시작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자신 안에 있는 공허, ‘대상이 없는 그리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어 그저 감추어두었던 내면의 이야기와 맞부딪쳤기 때문일 것이다. 최대환이 담담하게 그려낸 일상의 기록이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