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전집은 대중적 인지도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최대로 갖추고 있는 작품인 데다, 고전으로서의 아우라도 적절히 품고 있다. 누구나 ‘뤼팽’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으나(일제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80대 노인서부터 중장년, 10대 청소년층에 이르기까지), 전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전혀 없다. 그 이유는 본격적인 문학작품으로서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고, 어린이나 어린 학생을 위한 추리소설로만 섣불리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식 성인용으로서 품격 있게 번역, 출간된 “아르센 뤼팽 전집”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양상이 다른(언론이나 독자나 할 것 없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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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눈동자의 아가씨」는 다분히 시적(詩的)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처음 사건의 발단에서부터 우연과 숙명의 연결 고리가 중첩되면서, 아득한 과거와 전설 속의 비밀로 수렴되어가는 스토리 전개방식이 모리스 르블랑 특유의 체취를 물씬 풍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비밀의 소재가 밝혀지는 종반의 하이라이트도 감탄할 만하지만, 여성에 대한 완벽한 신사적(紳士的) 이미지와 소위 “불 좀 빌립시다!”라는 명언(名言)으로 대표되는 신출귀몰 뤼팽의 카리스마가 압권이다.「암염소가죽 옷을 입은 사나이」는 이번에 국내 최초로 번역 소개되는 보석 같은 단편작품으로, 거장(巨匠)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찬미와 존경의 표시로 집필된 것이다. 추리문학에 관한 한 세계 최초의 학술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레지 메삭의 「탐정소설과 과학정신의 영향」(1929)은 바로 이 작품을 두고 “에드거 앨런 포의 집중(concentration)과 점층(gradation)의 법칙을 대단히 훌륭하게 적용”했다고 극찬한 바 있다. 이번 해설에서는 아르센 뤼팽의 적수(敵手)에 대한 마지막 분석으로 천재 소년탐정 이지도르 보트를레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