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를 멸한다.
나로 인해 천사가 마구 파괴하는, 내가 사는 도시. 나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
시도 히소카라는 존재는 죄악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나는 사는 길을 선택한다.
속이고, 숨기며, 무엇을 희생하든 ‘그 사람’과 다시 만나기로 했으니까.
그런데 네가 내 안에 잡음을 일으킨다.
계약으로 나와 사랑을 나누게 된 사쿠야.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대천사 병기 소녀.
거침없는 그녀의 눈동자가 내 마음속에 불협화음을 일으킨다….
하지만, 사쿠야도 세계는 구할 수 없다.
──나를 죽이는 건 네가 아니기에.
파괴된 세계 한편에서, 세계를 멸망으로 몰아가면서도 죽지 않는 나와,
나를 죽여 세계를 구원하고 싶은 사쿠야의 사랑은 계속된다.
이것은 이율배반적인, 유일무이한, 세계를 뒤흔드는 사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