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악당이 된 사나이
역사 희곡인 이 작품은 30년 동안 계속되었던 영국의 장미전쟁이 끝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흰 장미와 붉은 장미의 싸움이었던 장미전쟁은 이 작품의 주인공 리처드 3세의 패배로 끝나고, 영국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선조인 투더 왕조가 열립니다.
등장인물도 많고, 줄거리도 긴박한 이 작품은 발표된 이후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주인공인 리처드 3세가 악당이지만 워낙 매력적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리처드는 두꺼비, 고슴도치, 지옥의 사냥개 등의 별명으로 불릴 만큼 추악하게 생긴 데다, 스스로 이런 모습을 핑계 삼아 온갖 악행을 저지릅니다. '모두가 원한다면 악당 역할을 기꺼이 맡아주겠다'고 선언하면서요.
리처드는 왕이 되기 위해 음모와 계략을 꾸미고 살인도 서슴지 않았지만, 권위가 넘치고 재치가 있어 관객들은 즐거워했습니다.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가 인물을 묘사하는 데 얼마나 뛰어난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 야망과 권력, 세력 다툼, 선과 악에 대한 탐구, 미신과 유령의 등장 등 매우 다채로운 작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