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바라보며 인간의 삶을 이야기해온 최두석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6년 만에 펴내는 신작시집에서 시인은 더욱 고요하고 깊어진 시어로 자연과 인간을 노래한다. 시세계에 드러나는 생태계의 진면목은 진솔한 어조와 깊은 성찰을 담아서 독자에게 때로는 따뜻한 미소를, 때로는 호된 질책을 던져준다. 장미 사스레피나무 투구꽃 물봉선 등의 식물에서부터 청띠제비나비 강치 후투티 황조롱이 직박구리 부비새 등의 동물은 물론 남대천 백록담 들녘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대상들을 정감어린 토박이말로 생생하게 그린다. 그러나 자연의 대상을 역사적 상상력을 매개하는 우의적 상관물로 상정했던 초기시편과 달리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있는 그대로, 스스로[自] 그러한[然] 생명 본연의 모습으로 충실하게 보여준다. 묵묵히 자신의 시세계를 걸어가면서도 점차 새로운 경지를 넓혀가는 최두석의 시는, 그가 견지해온 리얼리즘 시의 감동이 어떤 것인지를 깊이 느끼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