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장편소설 『그녀는 조용히 살고 있다』로 제8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은 작가 이해경의 네 번째 장편소설. 김구의 지사적 용기나 일관성을 찬미하기보다 김구의 제어되지 않는 격정과 속절없는 낙담을 껴안으려 하며, 심오한 우국충정을 기리기보다 김구에게서 시정의 생활인이면 누구나 나누어 가지고 있는 일상의 남루를 기억하고자 하였다.
이해경은 김구가 아직 김창수라는 이름이던 만 스무 살, 1896년 2월 하순 평안도 용강에서 안악의 치하포로 건너가던 얼어붙은 강의 배 위에서 소설을 시작한다. 왜인 쓰치다를 죽인 그 유명한 치하포 사건. 그리고 상해 임시정부에 합류하기 위해 황해 바다를 건너가는 영국 선박 이륭양행의 배 위에서 소설을 끝낸다. 1919년 4월 초순, 그의 나이 만 사십삼 세였다. 이해경은 이 파란만장했던 23년의 기간을 ‘청년 김구’라고 호명하며,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행된 인간 김구의 투쟁과 방황 그리고 회의(懷疑) 시간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