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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마스크 레플리카
글쓴이
장정일 외 4명
출판사
이매진
출판일
2009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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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장정일

어린 시절의 꿈은 '동사무소의 하급 공무원이나 하면서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하여 다섯 시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발씻고 침대에 드러누워 새벽 두 시까지 책을 읽는 것'이었다 한다. 책읽기는 그가 그토록 무서워하고 미워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였다.

학교를 싫어했던 그는 삼중당문고를 교과서 삼아 열심히 외국 소설을 독파했고, 군입대와 교련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핑계로 드디어 1977년 성서중학을 끝으로 학교와의 인연을 끊는다. 그러나 1979년 폭력범으로 소년원에 수감되면서 그는 학교와 군대의 나쁜 점만 모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몹쓸 지옥인 교도소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의 경험은 「하얀몸」을 비롯한 그의 시의 바탕이 된다.

오랜 정신적 방황을 겪은 그는 박기영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배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강정 간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다. 이후 『시운동』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하였고, 1987년에는 희곡 「실내극」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극작활동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해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고 연이어 시집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를 발표하면서, 지금껏 문단에서 경험해본 적이 없던 '장정일'이라는 '불온한 문학'이 드디어 '중앙'에 입성했음을 알린다.

1988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 「펠리칸」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를 겸업하기 시작한 그는 소설집 『아담이 눈뜰 때』(1990), 장편 『너에게 나를 보낸다』(1992),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1994)를 연이어 발표하고 이 소설들이 모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장정일'은 드디어 우리 문화의 뚜렷한 코드 상징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1996년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발간한 후 그가 파리에 있는 그의 아내인 소설가 신이현을 만나러 출국한 사이, 한국에서는 외설시비가 일어나고 자신의 소설이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포르노로 규정받고 있던 그해의 마지막날, 장정일은 파리에서 자진 귀국하여 당당히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론한다. 그러나 영화 <거짓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대조적으로, 법원의 최종판결은 유죄. 그리고 또 한번의 구속으로 이어진다. 당시 그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강금실은 후에, 『장정일 화두, 혹은 코드』라는 책에서 당시의 장정일과 재판에 대한 글 <장정일을 위한 변명>을 썼다.

그 사이 한국에서의 평가와는 달리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일본에서 발간되는 등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그는 스스로 대표작으로 꼽는 『중국에서 온 편지』(1999)와 자전적 소설 『보트하우스』(2000)를 펴낸다. 그의 '독자 후기'를 모은 『장정일의 독서일기』도 5권까지 펴내며 그는 지금 대구에서 평생 소원인 책읽기와 재즈듣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머리같이 쓸데 없는 데서는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모가 바리깡으로 직접 깎아주는 빡빡 머리와 헐렁한 골덴 바지 그리고 청색 면 티 차림을 하고.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희곡 창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매진 드라마 톨로지의 첫번째 책으로, 하일지·정영문·서준환·김경주 네 작가의 4인 4색 희곡작품을 담았다. 희곡은 시나 소설에 밀려, 문학이라는 장르피라미드에서 하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최근에는 작가들이 희곡 쓰기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작가들은 희곡도 여러 가지 문학적 표현의 영역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한 가운데, 새로운 표현에 도전하면서 자신만의 시대 인식을 기반으로 해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 책은 소설가와 시인들이 '희곡'이라는 다양한 질감의 글쓰기에 도전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 책은 네 작가의 다양한 희곡을 동시에 만날 수 있게 해 준다. 하일지의 작품 〈파도를 타고〉는 국가주의와 부조리한 현실이 싫어서 한국 땅을 떠나 망망대해를 떠도는 한 가족의 우스꽝스럽고 애달픈 표류기이며, 정영문의 〈당나귀들〉은 적군이 침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찌감치 왕이 도주해 버린 가상의 왕국에서, 한 나라의 방위를 책임진 장군·신하·학자가 ‘싸울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리더십이 실종한 한국의 정치를 연상하게 한다. 서준환의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는 성적 판타지를 파는 섹스숍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정치적 층위, 재현의 층위, 성별의 층위, 오브제의 층위 등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고, 김경주의 〈블랙박스〉는 기내라는 극소화된 무대에서 물방울, 물웅덩이, 푸르고 비린 냄새, 떠다니는 눈, 교미 중인 구름 같은 비시각적이고 공감각적인 요소를 한껏 동원해서 독자와 관객들의 공간적 상상력을 우주로 넓혀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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