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하게 들어찬 빌딩들과 그 사이로 빨간 눈을 빛내며 도로 위를 흐르는 자동차들. 정도 600년의 서울은 '복잡하고 세련된 도시'라는 얼굴 뒤에 그 오랜 세월의 흔적들을 감추고 있어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는 역사 속 이야기들은 더 귀중한 보물이 된다. 경향신문에서 30여 년간 문화부 기자, 문화부장으로 일한 저자 김유경과 중견 사진가 하지권은 그런 과거의 기억이 살아 숨쉬는 곳, 서울의 정수를 보여주는 북촌의 일상과 역사를 생생한 현장 취재와 발굴로 새롭게 조명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심하고 다각화된 시각으로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촌길을 훑어가고 있으며, 그 속에는 단순히 길에 대한 기록이나 풍경에 대한 묘사만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 그리워하는 것들을 품고 있는 북촌의 진정한 매력을 담았다. 또, 그곳과 관련된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내고,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엄덕문, 서울에서 100년을 산 원로 법학자 고 최태영 박사, 조선 마지막 황후 순정효 황후 윤 씨의 후손 윤흥로 씨 등 근현대사의 현장에 있었던 주요 인물들 또한 만나보도록 해 다양한 사람과 삶이 어우러진 북촌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