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젠더규범 발상에 관한 계보를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은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 속에서 '여성'이 '일본인화'되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그에 내포된 젠더이데올로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로 받아들이고 이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일본인 여성을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존재로 정의한다. 그들은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일본의 전통적인 젠더관과 표면적인 '평등'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남성 중심의 이데올로기를 흡수하고 이를 확산시키는 데 동참하게 된다. 책에서는 이처럼 역사적 과정에서 생성된 특정 사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이행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다시 한 번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