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살림은 점점 어려워져 또 이사를 했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명퇴를 당하고 퇴직금으로 가게를 하다가 번번이 망해버린 아빠의 권위는 아주 바닥이다. 엄마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지만 생활에 찌들어 글과는 먼 삶을 살고 있다. 대학을 나왔어도 번듯한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아빠, 엄마의 삶은 고달프기만 하다.
지금 성적으로는 대학에 들어갈 희망이 없는 나에게 엄마는 문창과에 들어갈 것을 권유한다. 문창과 진학을 준비하는 입시 학원에서 오래전 엄마의 문우였던 원장님을 우연히 만나며 나는 크로아티아의 바다오르간 소리를 듣고 싶은 엄마의 꿈을 알게 된다.
학원비를 벌기 위해 엄마는 핸드폰 공장으로 일을 나가고, 아빠는 마트 배달원이 되지만 이 일마저도 녹록치 않아 직장을 잃게 된다. 자서전 대필을 맡은 엄마는 애써 쓴 글을 퇴짜 맞고, 아빠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 힘든 일을 찾아 하지만 계속 사고만 당한다. 우리 집 살림이 이렇게 기운 데에는 지금 군에 있는 오빠가 한몫했다.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오빠에게 엄마는 올인 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방치되었고, 이제 우리 집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나는 문창과 입시용 글쓰기보다는 달달한 로맨스 소설을 쓰는 것이 더 재미있고 좋다. 네일 아티스트가 꿈인 친구 보경이, 과일 향기가 나는 첫 키스를 나눈 수학천재 수홍이, 모든 친구가 나름대로 더 좋아하는 것이 있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소신 있는 선택을 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입시학원에서의 글쓰기는 뒤로 하고, 밤잠을 설쳐가며 내가 좋아서 쓴 글이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인기를 얻자 계약을 하자는 매니지먼트 회사가 등장한다.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기로 결정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