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재판도 주관하고, 역사도 기록한다
승자가 패자에게 강요한 정치 재판의 역사를 살펴본다
역사는 사람이 기록하며, 재판의 결과도 사람이 결정한다. 따라서 권력을 잡은 이들에 의해 역사는 어떤 식으로든지 다르게 서술되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정적을 제거하기도 하는 정치 세계에서는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국가원수에 대한 재판 역시 이러한 양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책은 그러한 정치재판의 역사를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오늘날 인종 학살이나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국가원수를 국제법정에 세워 단죄하는 행위는, 대부분이 역사의 발전인 양 생각하고 있다. 많은 사람은 악명 높은 독재자를 기소하기 위한 특별법정이 면책특권에 대한 법의 승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의 관점과는 전혀 다른 논쟁거리를 제공한다. 국가원수의 재판이 사실은 새로운 게 아니며, 역사 속 이전의 재판들이 법과 그 절차를 스스로 위반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는 과거에 있었던 국가원수 재판(찰스 1세, 루이 16세, 에리히 호네커, 사담 후세인 등)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현대의 국가원수 재판이 추악한 역사적 전례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는 모든 재판이 각기 독단과 불의를 기록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위선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 재판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전쟁의 연속일 뿐인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정치 재판에 대한 지배적 견해가 과연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