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기 앞서,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해본다. 2002년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올려지는가? 아마 대부분사람들이, ‘월드컵’과 ‘노무현대통령당선’ 정도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첫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씨의 사망과, 미스코리아선발대회가 미의 상품화라는 이유로 더 이상 TV중계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늘 1등만 기억하거나, 좀 더 큰 스케일의 것, 또는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인 것들만 기억에 남아있다.

1895년 역시, 그 잊혀진 또는 관심 밖의 (기술/과학문명에) 사건들에 대한 아쉬움의 책이다. 앞서 읽었던, “2012_12명의 현자”의 2012년이나, 하루키의 “1Q84”의 1984년처럼 중요한 의미와 무언가를 상징하는 개념은 아니다. 굳이 역사적 맥락에서 봤을 때, ‘찰스로버트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된 해이지만, 1895년에는 그 밖의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알았던 많은 변화의 일들이 일어났다. 증기선의 발달로 여행이 대중적인 것이 되었고, 미국에서 브래지어가 발명되었고, 가스등이 도시 곳곳을 밝혔다. 이렇듯, 1895의 이슈는 적어도‘다윈’만의 것은 아니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이책의 제목에 다윈은 등장하지만, 다윈의 종의 기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는 기대는 다른 책에서 가지도록 하자.

년도의 구분은 역사나 과거의 기록을 구분지는 시간적 기준이 된다.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는 시간적 구분으로 나눈 1895년의 이야기다. 이 역시 우리가 지나왔던 하나의 해이다. 1895의 소소한 기록들의 야이기, 그 소소함에 많은 것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 책의 주제는 좀 막연해 보인다. 서구과학문명사 정도가 될까.. 그 사건과 기록들은 공통의 연결고리는 1895년이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서구, 그것도 과거 서양과학문명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역사 속 인물들과 과거의 사건의 중심의 것들에 관한 용어들이 쉽게 읽혀지지가 않을 수 가 있지만,(아무래도 낯선 느낌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큰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읽어 나간다면 쉽게 책장은 넘어 갈 수 있다. 우리는 이번 기말고사시험에 대비하여 "서양사"의 과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때,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지만, 그때는 정말 굳게 믿었던 것 같았다. 그 생각의 내용은 쉽게 영화 "투르먼 쇼"와 비슷했는데,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위해 연기를 하는 거라고 믿었다. 그러다 어떤 잘못을 하여 엄마에게 크게 혼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맞으면서 "아 이건 연기가 아니구나"를 확신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시절에 했던 이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나이 꽉찬 어른들이 하는 세상에 산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라고 하기에는 지나쳐 이기주의와 안하무인적 사고를 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우리엄마의 따끔한 회초리가 필요하겠지만, 그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기에는 우리엄마가 힘에 붙이신다.

나 외의 것들은 존재하고 인정하며, 그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 지는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원인과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들에 세상은 돌아간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하여 또 한번 배운다.

우리는 잘 모르고 흘려보내지만, 매일 매일이 소중하고 특별한 오늘이다. 그 하루가 달(月)이 되고, 그렇게 12개가 모이면 한 해(年)를 채 운다 그 특별함의 경험들은 그 시대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권이다. 경험하지 못한(또는 할 수없는)사람들에게 과거의 역사와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된다. 또 하나의 특별함들이 가득 찬 1859년의 이야기,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는 타임머신이 발견되지 않은 세상에서 1859년의 시간여행을 경험을 할 수 있는 행운의 기회였다.

"당신은 같은 강에서 두 번 목욕할 수 없다" 당신이 그 강을 다시 찾아왔을 때에는, 이미 이전의 강물은 흘러갔고 새로운 강물로 강이 채워져 있을것이다. 아무리 비슷한 강물이 흐르는 강으로 보여도 어쨌거나 그 강은 더는 예전의 강이 아니다. -14p

P.S(출판사에게 드리는 작은 건의) : 워낙 다양한 사건들에 기록을 묶은 책이다 보니, 어느 한 부분만 읽고 싶을때 필요한 색인이 있었으면 합니다. 책뒤편에, 찾아보기 섹션을 만들면 좀 더 효율적인 책읽기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