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보인다』(문학과지성사), 『내 이름은 술래』(한겨레출판) 등 그간
‘관계’와 ‘기억’의 문제를 미학적으로 다뤄온 소설가 김선재의 신작 소설집!
상실의 시대이다. 하루하루가 예기치 않은 죽음, 나쁜 죽음의 연속인 우리의 현실. 이 현실을 지배한 검은 입들은 우리의 귀를 붙잡고 애써 죽음을 숨기라 속삭인다. 완성할 수 없는 문장들이 살아남은 자들의 혀 끝에서 맴돈다. 애써 묻지만, 대답은 없다. 누군가는 상실의 이쪽에 남아야 하고, 남겨진 이들이 그 상실의 모든 이유와 모든 결과를 삼키고 삼키다다 마침내 아무것도 삼킬 수 없게 되었을 때, 죽음은 다시 한 번 각색된다. 김선재의 연작소설집 『어디에도 어디서도』는 그렇게 각색된 죽음과 상실 너머의 이야기를 우리 앞에 불러낸다. 문장으로는 가 닿을 수 없는 세계를 지독하게, 처연하게, 먹먹하게 재호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