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작가〉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한 김미연 시인의 첫 시집. 총 63편의 신작시가 수록된 이 시집에는 시인 스스로 겪어온 지난 시간들에 대한 격정적 기억과 감각의 기록으로 다가온다. 시인은 자신이 만나온 사물과 풍경들에 대한 인상적 기억들을 선명하게 토로하는 한편, 자신을 이끌어온 충만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아름답게 재현하고 노래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 시편들을 통해, ‘시(詩)’가 가장 깊은 곳에 묻혀 있던 기억들을 꺼내 언어로 그것을 재현하고 다시 그것을 빛나는 순간의 충만함으로 붙잡아두는 장르임을 경험하게 된다.
『빨간 그물코 스타킹』에 수록된 시편들은, 자기 회귀성이 강한 기억들을 통해 타자로의 확산과 자기로의 심화라는 진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시작들 속에서 기억과 감각의 결속, 사라져가는 것들과 생성해오는 것들의 공존을 통해, 시의 아름다운 진경을 이루어갈 시인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