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잠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영원히 떠나는 여행이라면......
'은인자중하는 불꽃나무'조은의 아주 특별한 도착
작가 조은이 『벼랑에서 살다』, 『조용한 열정』에 이어 5년만에 내놓은 신작 산문집이다. 오랜 세월 그늘에 뿌리내리고 죽음을 응시하며 살아왔다는 조은 시인이 여행지의 풍경과 자기 생애의 잊히지 않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일렁거리는 심리적 파장들, 그 복잡미묘한 내밀한 마음을 ‘섬세하면서도 수묵의 농담처럼 담백한 필치’로 그려낸 여행기이다. 그간의 시와 동화, 그리고 산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하여 열정적이되 냉정하게 꾸려가는 삶의 이야기를 담아왔던 것처럼 이번 『낯선 길로 돌아오다』에서 또한 그의 삶과 여행 이야기를 담담한 문체로 '뜨겁게' 담고 있다.
저자는 속초, 삼척, 한계령 등의 북쪽 끝부터 거제도, 제주도 등의 남쪽 끝까지 나라의 이리저리를 발길 닿는대로 여행하며 여행이 가져다주는 감상과 만남, 개인적 상념부터 자신의 여행철학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담히 꺼내고 있다. 그를 통해 여행은 난독의 대상인 세상과 철저히 대면하는 자신만의 생존 방식임을 이야기한다. 여행이 일상 다반사가 되었고, 문체 좋은 이들의 근사한 여정을 성찬처럼 펼쳐놓은 여행서들이 넉넉한 요즘에, 한 시인이 누구나 한번쯤 가봤음직한 국내 몇몇 곳을 다닌 소박한 여행기인 『낯선 길로 돌아오다』가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