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기로에 선 을숙도, 빼앗긴 섬에도 철새는 오는가
을숙도, 라는 섬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의 철새 도래지라는 명성으로 말이다. 그런데 을숙도에 철새가 오지 않는다면? 그렇다. 우리가 알고 지낸 상식은 배반당한 것이다. 아니, 우리가 배반했을 수도 있다. 어느 순간부터 점점 철새들이 을숙도를 찾지 않고 있다. 을숙도에 가 본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개발, 개발, 개발……. 인간이 편하고자 만든 각종 구조물과 건축물 탓에 철새가 편히 지낼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달의 기자상'을 4차례 수상한 신문기자 박창희가 펜을 뽑았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을숙도에서 실행된 것은 난개발도 아니고 '막개발'이었다. 1950년대 분뇨처리 시설이 들어온 후, 1980년대 하굿둑이 세워졌다. 1990년대 쓰레기 매립장이, 2000년대 을숙도대교(구 명지대교)가 차례대로 건립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막개발 30년에 대한 탐사이다. 을숙도 앞에는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또 한 차례의 대규모 토목공사가 기다리고 있다. 을숙도를 떠난 철새가 다시 돌아올 날은 언제가 될까, 저자는 책에서 근심어린 필체로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