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권력, 언어와 욕망, 이데올로기와 무의식의 조합에 관한 서양의 이론을 녹여 동양 고전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을 해온 김근 교수가 전작 『욕망하는 천자문』,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한시의 비밀』에 이어 낸 새책이다. 이번에는 한자에 숨어든 권력 담론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잉여와 역설을, 동전의 양면을 번갈아 보이듯이 드러내며, 한자가 중국을 통치해온 과정을 분석하는 이러한 서술의 흐름 안에 언어학과 서양 철학의 관점이 녹아든 퓨전적 해석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자가 중국인들의 욕망을 제조하고, 그 욕망을 대변해온 과정과 이치를 주장하고자 한자의 언어학적 특성과 주체들(백성)의 욕망에서 비롯되는 환상을 억압해 권력의 담론을 헤게모니로 인식하도록 기획한 과정, 역사의 흐름에 따른 한자 서체의 발전 과정을 서술한다. 또한 표의 기능, 관념을 형성하는 기능을 통해 한자가 헤게모니를 구성하는 원리, 상형·지사·회의·형성·전주·가차 등 육서를 통해 한자가 구성하는 사물의 질서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