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대표하는 메블라나 문학상과 터키 소설상 수상자 엘리프 샤팍
존재의 불합리성을 보편적인 가족관의 틀에서
민족과 문화의 차이로 풀어낸 용감하고 야심찬 소설
터키인 아시야와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인 아마누쉬 두 소녀의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터키 내부의 모순과 위선을, 국가와 민족의 비틀린 상처를 드러내는 '용감한' 작품이다. 실제로 이 소설이 출간되자 저자는 터키 정부로부터 ‘터키 모욕죄’ 혐의를 받고 형법 301조를 적용하여 기소당한 바 있다. 터키의 상처인 민족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두 여성의 삶을 통해 터키 공화국 이면의 역사를 들추어 보게 한다.
이 작품은 여성과 문학, 문화와 정체성, 이슬람 문화권에서의 섹슈얼리티와 젠더, 근친상간과 강간과 사생아, 기억의 정치학, 권력과 집단 기억, 이슬람교와 가톨릭의 갈등, 민족학살 등, 하나같이 무겁고, 심각하고, 진지해질 수밖에 없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주제들을 마치 일일 연속극이나 시트콤의 내러티브처럼 가볍고, 유머러스하고, 아름답고, 섬세하게 다루어 폭넓은 주제의식이 뒤섞임 속에서 하나의 우주를 이루는 인간의 삶을 유쾌하게 들여다본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은 터키에 살고 있던 아르메니아인들의 약 3분의 2를 학살했다고 한다.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백만 명 이상이 학살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거나 망각하려는 평범한 아르메니아인들과 터키인들이다. 민족의 아픔과 위선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모순과 위기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