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의 강북’에 해당하는 ‘성남’에 살았던 한 가족이 로또에 당첨되어 ‘강남의 강남’에 해당하는 ‘압구정동’의 한양아파트에 입성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이사온 가족에게 발부된 것은 영주권이 아니라 단지 거주권일 뿐이다. 강남인들은 비강남인들의 진입을 허락하는 척하면서 그들을 다시 퇴출시키려한다. ‘내추럴 본 부르주아’들의 강남에 오롯이 편입되기 위한 ‘내추럴 본 프롤레타리아’인 은영, 은비, 은재 주인공 세 남매의 처절한 몸부림, 그 몸부림 속에서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우발적인 살인사건. 그저 강남에 제대로 한번 편입되어 보고자 했던 소박한 꿈은 그 살인 사건에 휘말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간다.
영화 「걸프렌즈」의 원작자로 더 유명한 소설가 이홍의 두번째 소설이다. 영화가 뒷받침 해주듯 대중의 기호를 읽을 줄 아는 몇 안 되는 소설가 중 하나로 독자들의 가려운 데를 속 시원하게 긁어 주며 특유의 밀고 당기기를 통해 읽는 이들을 사로 잡는다. 이런『성탄 피크닉』에서도 이홍은 자신의 이러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토막 살인과 사체 유기, 로또 당첨, 원조 교제 등의 흥미로운 소재를 때로는 스릴러적 코드로, 때로는 사회파 추리소설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강남소설의 문법으로 강남소설을 예리하게 풍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