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제대로 공부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정교한 입문서이자 바른 길잡이
이 책의 중심 내용은 불교를 구체적인 우리의 삶과 역사에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이지만, 또 다른 중요한 가치는 불교는 어렵고 난해하다는 인식을 바꿔주는 데 있다. 특히 1장 ‘사제(師弟)에게 보내는 열두 번의 편지’에서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불교 용어와 교리를 쉽고 진솔하게 풀어주고 있어 불교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깨달음[覺], 연기(緣起), 공(空), 윤회, 대승과 소승 등 애매하고 모호하게 다가왔던 개념들이 명확한 실체로 다가온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불교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닌, 불교정신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떠한 행위로서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밝히며 직접적인 실천으로 이끈다. 깨달음에 대한 개념과 수행법, 깨달은 사람의 삶의 모습, 보살이 역사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분명하게 제시하며 안내한다.
『깨달음과 역사』가 출간된 지 26년이 지난 지금, 과거보다 더욱 활발한 논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주목해 볼 만한 현상이다. 현응 스님이 이 책에서 설파하고 주장하는 내용이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불편할 수도 있다. 한국불교가 그동안 전통적 교리와 신행 방법만 고수하며 시대의 변화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반성이 필요한 지점이다. 불교정신과 사상이 역사현실 속에서 적극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현응 스님의 문제의식이 그동안 암묵적 침묵에 가려져 왔다면, 지금의 ‘깨달음 논쟁’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새로 출발하는 불교를 제안하고 있으며, 기존 불교의 재정립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