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움속에 쾌청하다는 말을 잊어버리는것이 아닌지
지방에 사는 친구와 오랜만에 메일을 주고 받았다.
메일 말미에 그 친구가 밝힌 9월2학기 결심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더 많이 미소 지으며 사는 것이었다.
가만히 있을 때 주변인들이 저분 화났으냐, 무서워보인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며 더위와 짜증속이지만 9월부터는 일부러라도 웃는 얼굴로 살아보겠다는 설명이었다.

우리나라사람들 대개 얼굴에 표정이 없거나 굳어있거나 심각한 편이다.

얼굴에는 타고난 이목구비와 나이들어 생기는 주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흔적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그래서 얼굴을 보면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내력과 성격까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얼굴표정에 반해서 인생의 롤모델로 삼은 사람이 있다.

오지여행가에서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으로 그리고 더 쓸모있는 구호요원이 되기 위해 쉰살이 넘은 나이에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 한비야씨다.

오래 전 책방 나들이에서 한비야씨가 쓴 책을 집어든 건 순전히 책 표지에 나와있는 그의 얼굴 때문이었다.

눈부실 만큼 환하고 당당하고 품위있고 그러면서 부드럽게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었다. 당시 그녀는 나에게 얼굴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아니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진 삶인지, 그 얼굴을 통해 삶에 대한 화두를 던졌었다.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성형수술로 얼굴의 이목구비는 바꿀 수 있겠지만 얼굴 표정까지는 원하는 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
얼굴표정은 주사 몇대나 칼질, 하루아침의 노력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매일 아침저녁 거울 앞에 서서 자기 얼굴을 들여본다는 것은 자신이 지난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반성하고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다짐을 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살아있는 광고판이라 할 수 있는 얼굴, 누구나 다 밝고 따뜻하고 활기에 차 빛나게 만들고 싶으리라.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안 든다면, 지금의 얼굴이 70대 때에도 보고 싶은 얼굴이 아니라면, 비법은 있다.

자신이 그릴 수 있는 가장 멋진 얼굴표정을 매일 같이 마음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과거에 우리가 했던 생각과 행동의 결과라면 미래 우리의 모습은 바로 오늘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과 생각의 결과 일테니.

‘시크릿’이란 책이 있다. 2007년과 2008년 미국 뿐아니라 한국에서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베스트
셀러다. 수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란 부제가 붙은 그 책에선 ‘인생에 나타난 모든 현상은 당신이 끌어당긴 것”이라며 멋진 얼굴을 원하면 그 얼굴을 마음속에 그려보고 그 얼굴이 이미 만들어졌음을 느끼고 그 느낌을 즐기며 감사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밝고 부드럽고 당당하고 품위있는 표정의 얼굴을 한 사람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짜증내고 쌀쌀맞고 비굴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면서 타인은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멋진 얼굴 표정은 멋진 삶에서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뜻한 얼굴은 댓가를 바라지 않고 흔쾌히 줄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웃는 얼굴은 행운을 부르고 웃을수록 건강해진다는데, 일부러라도 웃으면 자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돈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이 여름의 절정인 8월도 하순이다.

9월부터는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행복에 겨운 얼굴을 그리며 우주로 ‘멋진 얼굴’ 신호를 보내볼
참이다.

아 그런데 날씨가 참으로 많이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