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말 지구촌 곳곳에서 우울한 소식들만 들리는 것 같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대재앙, 처음에는 이웃나라의 안타까운 사연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원전고장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문제로 비화되면서 이젠 우리 안전을 위협하는 나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도 세계경제 전체를 몇년간 후퇴시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징후도 지구촌 곳곳에서 관측되는 우리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중동과 리비아 사태로 우리를 100불대의 유가시대에 살고 있다. 끝없는 지구촌 위기, 이젠 나의 문제이기도 이 위기의 끝은 어디이고, 우린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한단 말인가?

이러한 문제들을 단순한 거대담론으로 치부해 무시하거나 포기해 버리기에는 이젠 너무가 깊숙히 내 문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나 혼자의 노력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그럼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저자는 노벨상 수상자와 세계석학 21인과의 대담을 통해 우리의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대한 실마리를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의 미래와 대안의 희망.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 우리에게 필요한 행동들에 대한 멘토들의 이야기보따리를 끄집어낸다.

흔히 위기(危機)라는 말이 위험과 함께 새로운 기회가 함께 공존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단지 위기가 불안을 가져다주는 이유는 이 시기에 기존의 틀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시스템도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다. 따라서 큰 틀에서 그리고 긴 안목에서 본다면 위기는 분명 새로운 도약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위기 속에는 미래의 씨앗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가라는 말인가? 여러 사람들이 대담이 나열되어 있지만 논점은 몇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이젠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별개의 존재로 보아 왔다. 개인과 개인도 서로 독립적 존재로 인식되었다. 그 결과 뉴톤식 세계관에 입각해 자연을 이용하는 과학을 발달시켰으며 서로를 파괴하는 개인간 경쟁만 확대시켜 왔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대립과 경쟁의 세계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시스템이자 더 큰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는 생태론적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라고 많은 석학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패러다임 시프트야 말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둘째는 나부터 미래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리는 화석연료의 중독에서 벗어나 태양경제(신재생에너지)가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위해서는 작은 변화를 만드는 나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과거에서 내려오는 습관적 태도를 버리고 내가 먼저 변화주체가 될 때 나와 공명하는 주변 환경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글로벌 리액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계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점점 더 서로에게 의존하는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다. 기존의 경제모델이 위기를 맞았다면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글로벌하여야 하며 무너져가는 시스템에 살면서 개혁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탐욕을 넘어 인간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에서의 금융개혁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요약해보면 현재의 위기를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양의 개인주의와 이성에 바탕을 둔 합리주의적 세계관을 공존하고 공감하고 함께 발전해 나가는 생태론적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전환해 나가야 주장이다. 긴 역사발전의 틀로 본다면 다시 동양적 사고와 가치관이 중시되는 시대로 회귀하는 느낌을 받는다. 이웃과 사회와 다른 나라와 공존하며 동반성장하는 묘책은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되 나부터 변화에 앞장서는 것이라는 주장은 마치 동양고전에서 얻는 교훈을 현대적 의미로 되풀이 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