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 지식인의 대표 주자, 이진경
그가 말하는 한국 역사
『철학과 굴뚝 청소부』라는 책이 청소년에게 권장 도서로 읽히면서 본의 아니게 베스트 셀러 작가로 등장한 이진경. 하지만 사실 그의 책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르크스와 니체 그리고 들뢰즈 등 수많은 세상의 석학들이 저자의 친구이고 그 사람을 알려면 친구를 봐야 한다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이진경의 책을 읽으려면 마르크스와 니체, 푸코 그리고 들뢰즈를 알아야 한다.
그러던 그가 난데없이 한국의 역사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저자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일찌기 한국의 역사에 대해 다룬 적이 있었다. 바로 「근대적 주거 공간의 탄생」이라는 논문이었다. 논문의 제목에서 나타나듯, 저자는 근대성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을 한 순간도 놓은 적이 없다. 근대란 다수자에 의한 소수자의 착취 그리고 폭력이라는 게 푸코의 시각이고 저자의 문제의식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역사의 공간』은 기존의 역사를 검토하는 책이자 새로운 역사를 조망하려는 책이다. 굳이 니체의 말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진리는 만들어진 것이고 역사는 권력의 담론이 생산해 놓은 결과물이다. 이런 역사 속에서 여성, 노동자, 장애인, 유색인종의 삶은 은폐되기 일쑤이다. 과연 소수자의 역사란 가능한가. 책 속에서 저자는 특유의 냉철한 분석력으로 사태를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