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양사학자가 읽은 성서 이야기
저자는 일반 독자들의 서양사 교양을 높이려고 애써 온 역사학자다. 서양의 정신적 토대로 역할을 수행한 그리스도교가 한국에 와서 대중의 조롱을 받고 있는 현실을 통탄하면서, 21세기를 헤쳐 나가야 할 한국인에게 서양 정신사의 한 축인 헤브라이즘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히브리 종교의 핵심 내용이 담긴 『구약성서』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히브리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서아시아에서 한반도로의 지리적·수평적 이동이 아니라, 자연종교에서 역사종교로의 수직적 비약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정의’라는 테마를 중심에 두고 예언자들의 활약상을 역사적으로 살피면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이들을 어떻게 귀감으로 삼아야 할지를 조목조목 설명해 나간다.
종교의 핵심이 의식이 아닌 도덕임을 강조하면서 지배계급의 타락과 위선을 질타했던 아모스, 거대한 도시보다 시골에 더 큰 애정을 가지고 농민을 학대한 지주의 탐욕과 불의를 꾸짖은 미가, 유복한 계층의 안일과 나태를 꾸짖고 공동체보다 사적인 이익 추구에 골몰하는 소시민적 태도를 비판했던 스바냐, 자연보호 사상을 설파한 하박국 등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금 보아도 충분히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된다. 이 책으로 독자들은 토종 사학자가 균형 잡힌 시각과 지성으로 서양의 대표 고전 성서를 ‘정의’라는 문제의식으로 펼친 교양 강의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