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경영이냐?
‘이재용’은 ‘삼성’과 헤어질 수 있을까?
박근혜·최순실 사태가 촉발시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은 한국경제사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사건이다.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의 3세 후계자인 그가 구속에까지 이른 것은 재벌들에 공통적인 ‘세습 집착증’ 때문이다. 경영권 세습에 대한 집착이 불법, 탈법도 불사하게 했고, 결국 ‘삼성그룹 총수로는 사상 최초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재벌은 한국에서 유독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1900년대 초반에,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벌이 해체됐다. 이스라엘은 2013년에 재벌 체제에 종언을 고한 뒤 벤처 창업이 활성화 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은 기업 발전의 자연적인 진화 과정이지만, 우리나라의 재벌은 이런 발전 과정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세습’이다. 재벌들은 국가 경제보다 자식들에게 부를 대물림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 같은 ‘세습 집착증’이 국가 경제를 재벌왕국으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세습 경영인들이 장악한 경제의 활력이 계속 떨어져 이들이 잘못하면 한국 경제가 통째로 무너져버릴 운명이다.
유난히 재벌에 관대한 한국의 사법체제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은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십 년간 이어져온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이재용으로 대표되는 ‘세습 경영자’들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재벌’은 헤어질 수 있을까? 저자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전문경영인들이 전면에 등장할 수 있는 ‘경영자 혁명(management revolution)’의 적기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