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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훈의 상상어장
글쓴이
이일훈 저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17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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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이일훈

1953년 태어났다. 1978년 한양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김중업건축연구소에서 일했으며 이일훈연구소 설계집단 후리逅理 studio for nepsis & free media를 열어 건축작업을 했다. 2021년 피안으로 집을 지으러 떠났다.

밥 · 옷 · 집을 만드는 것을 짓는다고 한다. 글도 짓는다. 글이 문자의 집이라면 건축은 사람의 집이다. 두 집은 같은 존재의 집이다. 글도 건축, 건축도 글이라고 그는 말했다.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물질을 통해 구축하는 것이 건축이라면 삶을 사유하고 의미로 축성하는 것은 글일 터이다. 바깥에서 지내는 곳을 다채롭게 만들고, 공간을 큰 덩어리로 만들기보다 쪼개고 나누어 늘리면, 사람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채나눔’ 건축론을 폈다.

식물성 사유를 지닌 건축가로 불리는 그의 작업은 ‘기차길옆 공부방’을 통해 가난한 동네의 꿈을, ‘자비의 침묵’ 수도원에서 영성을 위한 공간을, ‘작은 큰집’에서 지형의 회복을 돕는 건축적 자세를, ‘밝맑도서관’은 삶과 노동의 합일을, ‘성 안드레아 신경정신병원과 수도원 성당’에서 치유와 삶을, ‘면형의 집’ 성당에서 제주도가 품은 광막한 풍경을,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에서 전쟁을 넘어선 평화를, ‘숭의동성당’에서 기억과 믿음의 일상을, ‘우리안의 미래’ 연수원에서 불편하게 살기의 실천을 권유했다.

그가 지은 책으로
《가가불이》 | 박영채 공저 | 시공문화사 | 2000
《모형 속을 걷다》 | 솔 | 2005
《불편을 위하여》 | 서삼종 공저 | 키와채 | 2008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 사문난적 | 2011
《뒷산이 하하하》 | 하늘아래 | 2011
《제가 살고 싶은 집은》 | 송승훈 공저 | 서해문집 | 2012
《사물과 사람 사이》 | 서해문집 | 2013
《이일훈의 상상어장》 | 서해문집 | 2017
《이일훈 1.0 | 제주》 | 양운기, 박영대, 정성훈, 박창현, 송승훈, 이수학 공저 | 아뜰리에나무 | 2022
《다시, 모형 속을 걷다》 | 바다위의정원 | 2025가 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간 판 의 숲 에 서 당 신 이 무 엇 을 상 상 하 든

세상은 가히 메시지의 바다, 어부가 황금어장을 찾듯
나는 간판의 숲을 어장(語場)으로 여기니 바로 상상어장이다.
상상어장에는 오늘(내일)도 말의 꽃이 달뜨게 피어난(날 것이)다.
그 꽃을 볼 때마다 나는 어부(語夫)가 된다.
글꽃·말꽃과 노니는 어부에겐 얽매일 일이 없더라.
자유롭더라. 글을 쓰는 내내 그 자유를 스스로 물었다.
평화도 함께._낚는 글 중에서

건축가이자 빼어난 에세이스트인 이일훈이 길 가다 보았다. 무수한 간판·광고·공고·안내문·표지판·현수막. 내용·형태·크기·색상·재료는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다 같다. 절규하는 간판, 속삭이는 그림말, 현판은 으스대고, 현수막은 읍소한다. 전단지는 애걸복걸, 안내문은 통보, 주의 표시는 명령, 표지판은 지시한다. 이렇게 하나 같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맘껏 상상한다. 같은 글자를 달리 읽는 이유는 펄펄 날리는 눈처럼 분분하다. 어지러운 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 상책이다. 그들의 속내와 다르게, 짐짓 모른 척하는 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그렇게 낚아 올린 말들, 찰나에 만난 문장, 무심히 스치던 것과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는 말의 풍경.... 그렇게 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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