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병구시인이 『달빛 한 줌』에 이어, 두 번째 시집 『쇠꽃이 필 때』를 내놓았다. 대학에서 불문학과 유교철학을 공부하고 사진작가이기도 한 필자의 삶의 미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정신이 엿보인다.
시인은 특히 계절이나 절기에 민감하고 해박하다. 이 시집의 거의가 절기와 관련한 글이다. 나머지 시편들도 절후의 흔적들이 곳곳에 배어 있다.
70편의 시적 소재는 주로 꽃, 바람, 나무, 강과 같이 가공되지 않은 자연, 고궁, 사찰 등 유적지에서 찾아지는 오래된 시간, 유교, 불교, 가톨릭, 기독교 등 인류가 오래전부터 지혜의 원천으로 삼아온 종교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시편들에는 어떤 병든 문명, 추악한 세계, 사악한 정신 같은 부정적 계열의 정신들이 철저히 배제된 대신, 자연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 아름답고 순수한 사물과 존재에 대한 사랑, 시간과 소박한 일상에 대한 심미적인 시의 정신으로 가득차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옛 것들도 고운 우리말로 어루만지고 끌어안는다. 그러면서 때로는 능청과 익살스런 언어로 강렬하게 붓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