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뒤틀린 맥을 짚어온 백정희 작가의 첫 소설집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가장 낮은 곳의 삶을 응시하면서 한국 사회의 뒤틀린 맥을 짚어온 소설가 백정희의 첫 소설집이다. 70년대 경제개발로부터 2000년대 신자유주의까지, 그는 한국 사회라는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자본의 거대한 구조 속에 놓인 삶들의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시선은 이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향해 있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황학동 사람들」의 노점상인들, 대형 학원 사이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싹」의 ‘진경’, 바퀴 옆 버스 트렁크에 실려 고객이 주문한 자동차를 탁송하러 가는 「바퀴 위의 사내들」의 탁송 기사들, 닭을 키우며 바람 난 며느리의 아들을 대신 키우는 「탁란」의 ‘순덕’ 등은 모두 체제의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비록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지만 이들은 궁극적으로 삶을 긍정하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며, 사회적 피로함과 고통을 해학적인 언어와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극복한다. 우리 이웃들의 평범한 일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면서 낮은 곳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품들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