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의 작가 장 지글러
서구 열강의 그늘 속에 신음하는 남반구의 비극적 현실을 들추어낸다
'착취'라는 말은 '계급 사회에서 생산 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 수단을 갖지 않은 직접 생산자로부터 그 노동의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사회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교묘하고 철저한 착취를 구현해내고 있는데, 장 지글러는 이 책을 통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착취의 역사를 통해 빼앗긴 대지의 눈물과 아픔을 보여준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굶주림의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관점에서 다뤄 기아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심을 촉발시켰고 『탐욕의 시대』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를 숭배하는 서구 ‘제국들’ 및 다국적 기업들의 이면에 대해 적나라하게 파헤쳤다면, 이 책 『빼앗긴 대지의 꿈』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구 열강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남반구의 비극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조명한다. 서양의 침략과 학살, 수탈이 22억 남반구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초토화시켰으며, 그로 인한 증오의 감정과 아픈 기억이 현재의 세계를 어떤 위기로 몰고 가는지,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서양에 의한 침략과 수탈, 학살로 점철된 피와 눈물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과거 서구 제국주의가 뿌려놓은 이 비극적인 역사의 씨앗은 오늘날 남반구의 많은 나라들에 빈곤과 내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남겼다. 누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원망과 증오에 대해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들의 아픔과 눈물에 주목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해내고자 한다.
이 책은 상처투성이인 이 세상, 아직도 수많은 이들이 상처와 아픔, 배고픔과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더러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는 이 세상 속에서 유일한 희망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것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존재인 인간'이라고 말한다. 착취와 수탈의 주체인 인간이 또한 희망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아이러니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꿈꾼다. '인간'에게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