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쪽에는 화단이 있고 해바라기, 복숭아, 나팔꽃이 가득 심어져 있던 아담한 한옥을 뒤로하고 우리는 영문도 모른 채 짐수레를 따라갔다. 지붕 하나에 예닐곱 칸으로 나뉘어진 집, 방뭄이나 부엌 문을 열면 바로 길로 통하는 집, 공동변소가 있는 곳, 그날따라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고, 전기까지 들어오지 않아 형과 나는 어둡고 추운 방에서 꼼짝 않고 애꿎은 공책을 꺼내 북북 찢으면서 불만을 삭였다. 어린 나이에도 우리는 이사 온 첫날부터 서글프기민 했다...
이 책은 노점상을 하시는 부모님의 땀과 정성, 그리고 오남매의 추억과 주변 인물들의 삶이 어우러져 힘들고 고단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한 보금자리를 이루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을 담고 있다. 또한 가난하지만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들, 그들을 통해 서서히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작가와도 만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