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신의 영역을 다녀온 초보 트레커의
경쾌 발랄 솔직 건강한 안나푸르나 일주 여행기
안나푸르나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정말 유쾌한 트레킹 에세이
전문 산악인은커녕 평소에 등산도 몇 번 안 했던 저자의 솔직 담백 진지한 안나푸르나 트레킹 에세이. 걷기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타의적 청년백수가 두 달간 네팔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면 인생이 달라지고 새로운 돌파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언젠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한번 해보고 싶었을 뿐. 지금이어야 할 것 같아 짐을 꾸렸다.
트레킹 비수기. 겨울에서 봄 사이. 다행히도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일주 트레킹에 무사히 성공했다. 이 책은 그 중 일주 트레킹(라운드 트레킹, 서킷 트레킹이라고도 한다)을 한 19일간의 여정을 기록, 편집한 것이다. 겉으로는 건강하게 완주를 마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3일 만에 직분을 포기하고 돌아간 말썽꾸러기 포터, 까딱 잘못했으면 걸렸을지도 모르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고산병, 세수는커녕 손도 못 씻을 만큼 혹독한 추위, 허허벌판에서 급하게 찾아야 했던 화장실, 뱀파이어도 도망갈 만큼 음침한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등등 숨 가쁘고 긴박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독자들은 지은이가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지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함께 길을 나서게 되며, 정말 안나푸르나를 가게 된다면 설산의 고고한 매력 속에서 밀크티를 한잔 마시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의 첫 독자인 편집자가 그랬듯이.
빌 브라이슨은 25년 동안 거의 만나지 않고 연락도 안 했던 친구와 함께 44세에 에팔레치아 트레일(AT)에 도전한 기록을 『나를 부르는 숲』에 담았고, 소설가 정유정은 미혼의 후배와 함께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다녀와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썼으며, 청년백수(에서 지금은 애기엄마로 변신한) 정지영 씨는 혼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 자신의 첫 책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를 출간했다. 등산 매니아 또는 걷기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덮은 후 배낭을 꾸릴지도 모르며, 최소한 동네 뒷산이라도 오르고 싶어질 만큼 이 책은 생생함과 유쾌함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