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가 아니라,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불안의 산물이다
전쟁과 폭력, 재앙 등에 관해 독특한 사색 작업을 하고 있는 독일의 사회문명비평가 볼프강 조프스키. 그의 최근 저작『폭력사회』는 인간론이자 문명사이며 동시에 문명비판이다. 저자는 인간과 폭력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사회가 폭력으로 인한 고통과 불안의 산물이라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또한 폭력을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이들을 예로 들며 인간이 안전한 상태에서 만끽하는 폭력의 쾌감을 해부한다. 아울러 물질 문명 혹은 문화의 발전과 고상한 이념을 추구하는 종교가 폭력을 쇠퇴시키기보다는 폭력을 더 확장시키고, 더욱 잔혹하게 만든 원동력이었음을 밝힌다.
조프스키는 우리 같은 좌나 우의 이분법으로 파악하기 힘든 독자적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사상가이다. 오히려 그는 현대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전쟁, 테러, 재앙, 폭력, 경제 붕괴 등 다양한 주제를 우리가 만들어온 거대한 문화의 맥락에서 걸러내려 한다. 『폭력사회』와 조프스키. 진영화되고 내용은 고갈되어버린 한국 지식인 사회가 새로운 고민과 담론을 만들어가는 데 그의 저작과 사상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