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점령, 그것은 점령 자체가 가장 큰 실수였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그린존〉의 원작
액션영화 〈본 시리즈〉의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배우 맷 데이먼이 다시 만나 주목을 받은 영화 〈그린존〉의 원작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다루면서 미국인들의 비극적인 문화적 근시안을 생생하게 고발하는 작품이다. 저자는 바그다드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들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갔다. 진실을 밝히려는 자와 은폐하려는 세력의 숨막히는 대결을 그린 이 작품은 논픽션이면서 또한 한 편의 완벽한 소설이기도 하다.
이라크에 파견된 미국 연합군임시행정처(CPA) 직원들은 바그다드 내 미군들을 위한 안전지대인 그린존에서 생활한다. 이 곳 사람들은 각종 방법으로 부시 행정부에 대한 충성도를 검증받은 사람들이다. CPA 관료들은 이라크를 자본주의 유토피아로 만들겠다는 미명 아래 여러 가지 계획과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하지만 민주주의 확립이라는 명분하에 미국인들은 오만과 미숙함, 우물 안 개구리식의 편협함과 같은 부조리를 행하고, 부시 행정부에 대한 어떤 부정적 발언도 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 약속은 도시의 빗장을 더욱 견고하게 한다.
저자는 점령군의 가장 큰 실수가 점령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이라크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도움이 될 만한 조언과 충분한 자원의 지원이었지, 구르카 용병들과 장벽으로 둘러싸인 외부와 격리된 독재자의 궁전 안에서 베이컨이나 먹고 맥주나 마시던 제국주의적 마인드를 가진 미국인들의 완전한 점령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대로 객관적인 필체로 이라크인들의 참상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이 그린존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현미경으로 꿰뚫어 보듯 낱낱이 파헤치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