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그리운 이야기,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돌아볼 수는 있는 것들을 펼쳐놓았다. 가난했지만 그것이 가난인지 몰랐던 시절, 푸른 하늘과 붉은 땅과 시퍼런 강이 있던 그 때, 들과 산을 쏘다니다 보면 마음에 까지 풀물이 들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벌거벗은 수박 도둑』에 담겨 있다.
새벽을 여는 종소리, 들녘을 온통 붉게 물들인 노을, 해질 녘에 걷던 강둑 길, 뺨이 붉은 아이들, 별이 떨어지던 밤, 마을보다 마음에 먼저 내렸던 눈, 해가 지고도 한참 후에야 어둠을 밟으며 나타났던 아버지, 한번도 우리보다 먼저 눕지 않았던 어머니. 평화로운 옛 기억들을 꺼내 우리들 모습이 나타날 때까지 닦았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는 등 굽은 고향에 띄우는 편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