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언론인 유르겐 도미안의 소설 『태양이 사라지던 날』은 세상에 갑자기 혼자 남게 된 한 남자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수기 형식의 소설이다. 작가 유르겐 도미안은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 〈도미안〉을 15년 째 진행하고 있는 독일의 대표 언론인이다. 이 작품에는 1만 5천여 명을 인터뷰하며 쌓아온 인간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태양이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되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세상의 종말은 이야기의 배경일 뿐 작가는 정작 태양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나 좀비화된 인간처럼 재앙의 클리셰 대신, 홀로 남은 주인공이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매우 진지하고 사색적이며 철학적인 이 작품은 인간의 죄의식, 인생의 무상함, 신, 죽음, 고독, 사랑, 우정 등 독일 문학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주제들을 다루며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